1+D. 예감

해무가 자욱했다. 바다의 아침은 축축하고 냉랭했다. 낮이 되면 무더울 것을 안개 속을 뚫고 내려앉는 햇빛 속에 깃든 냄새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유치하고 자명했던 어린 날들은 이미 끝나 있었다. 다가 올 나날들이 더 이상 고요함과 조화 속에 머물지 않을 것이고, 어지러움과 기대하지 않았던 슬픔으로 물들어 버릴 것을 예감했다.

그때 안개를 헤치고 너는 왔다. 그 순간, 그만, 예감이 맞을 것이란 것을 알았다. 너와 나의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그 사이에 놓여있을 허무하고 우울한 것들을 이미, 전부 다, 알아버렸다.

여름은 가고, 또 가을이 지나가고,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