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C. 그림같은 글

때때로 글을 읽다보면 그림같은 글이 있다. “편의점이 생기고 나서 부터 한밤중에도 나의 육신이 불을 환히 밝히게 되었다는, 쉴 줄 모르게 되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는 정진규의 시를 읽은 후, 새벽 세시에도 편의점은 열려있다는 것을 잊을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하얗게 밝혀진 자신의 육신을 귀신이 어두운 골목 안에서 쪼그리고 앉아 바라보는 풍경도 떠올랐다.

사내는 혹시 아는 얼굴의 귀신이 아닐까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