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D. 다른 사람의 바램

“모든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는 자크 라캉의 말은 어렵다. 그래서 비근한 예를 든다면, 서로의 몸을 탐하는 연인들은 자신이 느끼는 쾌감보다 상대의 쾌감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흡족하게 일을 마친 후, 그들은 좋았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좋았느냐고 묻는다. 이렇게 우리는 타자의 욕망은 물론 쾌락마저 욕망한다.

반면, 자신의 욕망이나 쾌락을 욕망하지 않는 탓에, 욕망을 채우고 채워도, 갈증은 해소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타자의 욕망이 채워지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환장할 것 같은 아귀도 속에서 허기진 채 살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