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C. 꿈
사내가 잠의 끝자리를 더듬자 여자는 하얗게 비어있다.
여자는 툇마루에 앉아 무릎 위에 얼굴을 올려 놓은 채 바다를 보는 것 같다. 좁은 어깨 너머로 아침이 온다. 수평선과 맞닿은 하늘 밑에서부터 서서히 밝아지다가, 수평선에서 빛이 자글자글 끓기 시작하더니 아침이 해안으로 밀려오기 시작했다.
“뭘 보고 있는거야?”
여자가 고개를 돌렸다. 눈물이 떨어졌던 것 같다.
“꿈을 꾸었어. 헤어지는 꿈을…”
“그런데 우리가 있는 곳이야말로 꿈이야. 여기는 육허 1六虛 : 상하동서남북 라는 꿈이지.”
여래께서는 모든 것은 꿈이 물거품의 그림자를 빚어내는 것과 같다
2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고 말씀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