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연습

가을을 기다리곤 했어, 그 텅빔을, 투명함을, 쓸쓸함을. 그래도 마른 살갗으로 부비며 드넓은 가을을 넘어가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하지.

독도문제

지난 날 썼던 독도에 대한 3가지 글이다. 그런데 요즘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고위관료들을 이해하려고 이해하려고 또 이해하려고 해도 죽어라고 이해되지 않는다. 머리가 나쁜가 보다..

섬 그늘에서…

한 때 남쪽 바닷가에서 산 적이 있었지. 바다가 좁아 건너편 섬 그림자가 마당까지 들어차던 그 곳에서 한 여자와 오손도손 살았던 적이 있지. 여자는 떠났고 얼마되지 않아 나도 떠났지. 외로워서 어쩔…

섬 그리고 이야기들

갯벌 위에 번져나가던 노을의 모습과 섬과 섬을 건너 또 다른 섬에서 맞이했던 대양의 숨결들이 그녀의 체내에 스미고 잉태된 건강한 생명력이 떠오르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그녀의 섬 이야기는 약동하며 새로운 음조로 나의 가슴에 차오른다.

부암동, 물빛 그리움-2

피사계의 심도를 끌어올림으로써 풍경화에서 중시되는 원근보다는 사물의 명료성을 천착하고 있는 것 같으며, 화각을 넓혀야 할 풍경화임에도 줌을 당겨 오목한 화각으로 그린 탓에 정물화 같다. 이런 이율배반 때문인지 몰라도 여느 풍경화와 사뭇 다르며 명상적이다.

물빛 그리움에 대한 흔들리는 시선

계면 사이의 선분, 개울이 좁은 바위 틈을 지날 때 뒤틀어진 수면에 반사되는 빛과 그림자의 짧거나 긴 선분들은 다양한 음률로 고음과 저음의 움직임을 그려내고 있는데, 그것은 약동하는 자연의 힘을 부여하고 정지된 화폭을 애니미즘적인 상태로 인도하지만, 속성은 고요입니다.

흐린 골목

귀신이라고 말하지만, 혹시 그것은 그리움이거나, 아쉬움이거나, 아무리 해도 기억나지 않는 추억들, 그래서 결국은 그 안이 텅비어 바깥마저 사라져버린 것들은 아니었을까?

무너진 도서관

16자의 글자에 세상의 모든 것과 과거와 미래에 있었거나 있을 모든 일들이 아로새겨져 있었다.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거기에 적혀져 있는 것이 진실이거나 진리는 아니다. 그렇다고 거짓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