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4. 色…
여자를 性의 관점으로 소인수분해하여 드디어 남는 그 단어가 色이라고 했을 때, 그 색이란 무슨 색이었을까?
붉은 피가 모세혈관의 끝에서 하얀 피하지방 밑으로 사라지는 모딜리아니적인 색 만으로는 부족하다. 연분홍빛이 백색으로 사멸할 즈음, 청동의 녹과 같은 정맥이 살 밑으로 언듯 비치고 각각의 색들이 중첩되면 비로소 무르익은 살색이 된다. 그래야만 클림트적이며 더욱 관능적인 냄새가 우러나는 법이다. 그 색은 허벅지의 안쪽이나 팔과 겨드랑이처럼 주름진 방향에서 어두워지는데, 흐린 날에는 도자기의 유백색의 그늘로 가라앉기도 하고, 화창한 날이면 살빛 위로 간간히 뿌려진 녹청 혹은 노란 모자이크 조각들이 뒤섞여 반짝거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