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 한글광역
<이 글은 왕사성의 영취산에서 비구와 보살들과 함께 머무시던 어느 날, 부처님이 깊은 명상에 드셨을 때, 깨달음을 얻은 관자재(아발로키테스바라)보살과 장로 사리푸트라(사리자) 사이의 말씀이라고 합니다.>
아발로키테스바라보살이 지혜의 길에 들어 자신의 존재와 의식 모두가 결국 수냐임을 깨닫고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에서 벗어났다.
“사리푸트라여! 너는 아느냐? 이 세상을 뒤덮고 있는 다양한 현상들이 결코 수냐(空)와 다르지 아니하며, 수냐 또한 그 다양한 현상과 다른 것이 아니다.”
“삼라만상이 바로 수냐이며 수냐는 곧 자연인 것을…. 또한 너의 모든 생각이나 느낌, 심지어는 네가 너라고 인식하는 것마저 수냐의 숨결에 잇닿아 있음을….”
“나의 사랑하는 사리푸트라여! 이것이 바로 삼라만상 속에 파동치는 수냐의 모습이다.”
“수냐타(Sunyata) – 너희가 신이라고 혹은 절대존재라고 부르는 것은 시간(不生不滅)도 그 속에 존재의 흐름(不垢不淨)도 공간(不增不減)마저 없다.”
“이런 까닭에 수냐의 세계에는 있음도, 의식의 모든 활동과 자의식, 모든 감각기관과 뇌수, 빛과 소리며 향기 – 이 모든 것을 이룰 현상세계의 변화가 없다. 보고 의식할 경계마저 무너져버렸다.”
“이러할진대 깊은 어리석음과 그로부터 벗어남, 생사를 초월하고 괴로움과 번뇌를 제거하기 위한 수행과 깨달음 또한 있을 수 없다. 지혜도, 무엇을 얻는다는 것 역시 없다.”
“이렇듯 본래 얻을 바가 하나도 없는 까닭에 보살들은 지혜의 길에 들어 마음에 걸림이 없다.”
“마음에 걸림이 없으면 마음이 없는 것. 어찌 두려움이며 놀람이 있을 것인가. 단지 얽히고 뒤집혀진 거짓된 망상을 떠나 궁극의 세계, 니르바나에 이르를 뿐!”
“온갖 세월 속에 깨달음을 얻었고 얻을 위대한 성취자들 역시 이 가없는 지혜를 의지한 까닭에 끊임없이 일렁이는 수냐의 파동 속으로 흘러들고 드디어 지혜의 길에 돌아든다.”
“자! 이제 노래하려네. 이 노래는 신의 은총이 넘치고 빛으로 가득하리라. 이보다 더한 곡조도 비교될 노래도 없으리니….”
“이 노래는 능히 괴로움을 여의게 하며, 그 에너지가 가득차 충만하여 프라즈나파라미타의 노래일래라.”
“가자. 자 이제 가자. 이 천차만별 현상세계를 넘어…. 그 니르바나로 온갖 것 다가고 말면, 오! 깨달음이여, 이루어지이다.”
<이 노래가 끝나자 부처님께서 명상에서 깨어나셔서 관자재 보살의 말씀이 옳다 하시니 그 자리에 있던 모든 비구 장로 보살들이 함께 기뻐했다고 합니다.>
(ver20090407)